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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으로 여행을 가려고 했지만 비행기값과 숙소값이 너무 비싸서 일본행을 포기하고 제주도에서 쉬기로 마음먹었다. 우리와 같은 생각으로 일본행을 포기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료칸을 가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욕조가 있고 푹 쉴 수 있는 숙소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기로 했다. 매번 제주에서 렌트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바빴는데 이렇게 한 지역에서 렌트도 안 하고 쉬는 것은 처음이다.

 

큰 길가에서 집으로 들아가는 골목길을 올레길이라고 한다. 지금은 다른 의미로 쓰이지만 올레길의 본래 의미는 그렇다고 한다. 이렇게 올레길를 따라 안쪽에 위치한 집이 좋은 집이라고 한다. 

김녕히든플레이스 입구(올레길)

왼쪽 나무대문이 안거리로 가는 입구이고 오른쪽에 유리문이 밖거리이다. 제주는 바깥쪽에 있는 동과 안쪽에 있는 동을 안거리 밖거리라고 부른다. 사랑채와 본채라고 생각하면 좋다. 우리는 안거리만 예약했기 때문에 왼쪽 나무 문으로 들어간다. 더 많은 가족이 오면 밖거리도 같이 예약하면 된다.

히든플레이스 마당 및 외관

이 곳은 요리를 할 수 있는 부엌이다. 안거리에는 불을 쓸 수 없고 싱크대와 식탁이 있어 음식을 먹을 순 있다. 그래서 직접 요리를 하거나 간단한 조리를 해야 한다면 부엌에서 해 먹어야 한다. 부엌도 예전의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인데 예스럽고 정겹고 좋다. 새 느낌이 나지 않고 오랫동안 잘 유지되어 온 느낌이다.

부엌 옆으로 안거리 건물이 있고 마당에는 유칼립투스와 정원이 꾸며져 있다. 마당도 넓어서 휴식을 취하기에 너무 좋고, 바라만 보아도 너무 좋다. 담벼락도 키보다도 높아서 옆집에서 시선이 오가는 경우는 없다. 우리만의 공간이라 여겨져서 너무도 안락한 공간이었다. 

정면에서 본 안거리의 모습. 처마가 있어서 처마 아래에서 앉아서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비가 내리면 벤치에 앉아서 처마를 쳐다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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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도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으셨고, 마당에는 제주 현무암이 잘 깔려있다. 사각사각 밟는 느낌도 좋고 제주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겨서 숙소에만 있어도 내가 제주도에 있구나를 깊숙이 느낄 수가 있다. 겨울에 날씨가 안 좋아도 좋았는데 날씨가 좋은 계절에 오면 숙소밖으로 안 나갈 것 같다.

이 곳은 안거리 뒷정원으로 가는 길이다. 뒤편에도 정원이 꾸며져 있고, 재활용품을 정리하려면 안쪽 끝까지 돌아가야 한다. 

안거리 입구로 들어가서 바로 왼편에 침실이 있다. 실을 구분하는 문이 따로 없고 다 틔여있다. 오직 화장실만 문으로 구분되어 있다. 다 틔여 있어서 시원하고 개방감이 좋다. 호스트 분께서 설명하시길 이 집이 그래도 집자체가 높아서 더 시원스럽고 개방감이 든다고 하셨고, 대들보가 높은 집이 좋고 비싼 집이라고 했다. 

집 안에 여기저기 있는 소품까지도 엔티크하고 세심하게 달려있어서 어느 하나 마음에 안 드는 게 없었다. 특급 호텔보다도 더 좋아 보이고 관리가 잘 되어 있는 듯해서 연실 놀랄 수밖에 없었다. 

침실 안쪽에는 옷장이 있어서 짐이나 옷을 걸어두었다. 가운은 나중에 밖 욕조로 이동할 때 입고 다녔다. 기둥들이나 구조틀이 다 옛 가옥을 남겨두어 한옥집에 있는 듯 했지만 또 세련되고 현대적으로 마감이 되어 있어 고풍스러웠다. 신식 호텔보다도 이런 숙소가 더 제주스럽고 기억에 남는 숙소가 아닐까 싶다.

입구 반대편으로 뒷 정원이 보이는 창문이 있고, 그 앞에 낮은 테이블과 차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조용히 앉아서 차를 마시면서 바깥을 구경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차를 좋아하지 않아도 커피를 끓여서 조용히 사색을 하거나 책을 읽어도 좋다. 테이블에는 방명록이 있는데, 방명록에는 신혼부부를 비롯한 젊은 부부가 많았는데 코로나로 인해서 해외여행을 못 갈 때 이곳으로 많이 머물렀다고 쓰여있고 다 너무 좋았다는 내용이었다. 가족단위로도 많이 왔는데 어르신들도 이곳을 엄청 좋아할 것 같아서 다음에 가족끼리 와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안거리 밖거리가 있으니 걱정 없다.

거실의 모습이며 부엌과 붙어있다. 시야가 다 뚫려있어서 좋고, 티브이에는 티빙과 넷플릭스가 구독으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도 티브이는 잘 켜지 않았고, 밤에 자기 전에 해리포터 1편씩만 보았다. 이런 곳에서 티브이를 보는데 시간을 허비하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보려고 하고 집 안과 밖을 수시로 구경했다.

안거리 내부 다이닝공간, 식탁이 있고 사용할 수 있는 잔들과 그릇 그리고 전자레인지, 칼, 냉장고, 커피머신, 토스트기 등이 구비되어 있다. 음식을 포장해 오거나 배달해 먹게 되면 이 공간에서 다 해결 가능하다. 아침도 토스트와 커피등으로 먹는다면 이곳에서 전부 해결 가능하다. 오직 불을 써야 한다면 부엌으로 이동해야 한다.

 

안거리 다이닝 비품

없는 게 없고 정말 깔끔하게 좋은 것들로만 모아놓은 것 같아서 너무 감동받기도 했다. 물론 2박 3일 하면서 저 모든 것을 다 쓰지는 못한다.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어, 같은 느낌이었다. 

세부적인 비품 및 소품

냉장고에는 조식을 해 먹을 수 있는 빵과 요거트, 초코우유, 쥬스, 맥주, 물 등이 있다. 맥주는 1866맥주인데 이 집이 1866년에 지어졌다고 해서 저 맥주를 넣어두신다고 한다. 쥬스랑 토스트랑 요거트 다 맛있다. 토스트에 빵을 구워서 누텔라 발라먹으니 맛있었다. 

가재도구들도 다 너무 세련되게 준비해 놓으셔서 여기서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우리 집보다 몇 천배는 좋았다. 여기서 살고 싶다는 말을 수시로 내뱉었던 것 같다. 웬만한 건 다 있으니 만약 요리를 한다면 가재도구와 소스 등 확인해 보고 준비해 가면 될 것 같다.

 

실내화와 실외화

 

실내화도 너무 이쁘고 실외화도 고무신도 준비되어 있다. 나는 발이 커서 신지는 못했지만 여성분들이라면 충분히 신고 사진 찍거나 옛날 정겨움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야외욕조를 갈 때는 준비된 실외화를 신고서 다녀왔다. 너무 다 준비되어 있어서 사실 옷만 챙겨가면 되는 숙소다.

 

침실의 오른편에 보이는 문이 화장실 문이다. 화장실 문도 불을 켜면 창살이 보여서 옛날 문 같아서 참 좋다. 이런 디테일들이 살아 있어서 더 옛날집 같고 이쁘다는 생각이 든다. 

 

화장실은 샤워실과 변기 그리고 세면대로 되어 있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좋은 점은 화장실에도 열선이 깔려있어 바닥이 따듯하다. 추운 날씨에도 훈훈해서 샤워하고 나와도 춥거나 하지 않았다. 세면대도 거울도 수건걸이도 다 너무 좋았다.

방명록에도 있었지만 화장실에 들어가면 풍기는 향기도, 바디로션 향기도 다 너무 좋았다. 호스트의 아내분이 이탈리아 분이신데 이런 미적감각이 뛰어나시다고 들었다. 청소나 관리자체도 결벽에 가깝게 엄청 수고스럽지만 다 일일이 하신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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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가구도 정말 틈이 안 보일 정도로 딱 들어맞게 배치되어 있는데 아마도 가구에 맞춰서 공간을 구분한 게 아닌가 싶다. 그렇지 않고서야 고가구가 저렇게 딱 맞아 들어갈 리 없다. 도자기며 소품이며 너무 세심한 디테일이라 이런 디테일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다. 대체 이런 고가구들은 어디서 구하는 지도 궁금하고, 이런 가구들을 일일이 보러 다니며 구매하셨을 노고도 대단하다고 느꼈다.

이런 세상에 드라이기가 다이슨이라니, 영롱하고 이쁘다.(빨간색 너무 이쁘다...) 다이슨 거치대도 따로 있었다. 최고! 

저기에 쏙 꽂아두면 얼마나 좋은지. 구급약도 아래 있었다. 참고! 

 

부엌

부엌은 아늑하고 좋았다. 크리스마스트리도 있었고, 조명 자체가 은은하게 밝혀져서 더 낭만 있어 보였다. 부엌은 요리를 하지 않으면 잘 가지 않았고, 쌀쌀한 느낌도 있어서 가려면 잘 챙겨 입고 가야 했다. 라디에이터도 있어서 오래 있으려면 키고 하면 훈훈해질 것 같다. 정수기, 냉장고 등도 있고 아래 사진처럼 컵, 그릇, 잔, 수저 등도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디테일한 소품들

소품 하나하나가 안 이쁜 것들이 없고, 디테일 하나에도 얼마나 고심했을까, 이런 부분들까지도 신경 쓰셨구나 라는 걸 느낄 수가 있어서 찍어봤다. 특히나 전기 스위치가 일반적인 게 아니고 엔틱스러워서 너무 좋았다. 이런 집에는 저런 게 어울리지! 문고리도 타일에 부딪히는 소리가 신경 쓰일까 아래 스펀지 같은 것을 대어 났다. 저세상 센스다. 소화기도 흰색!

 

고양이

입구와 뒷정원에 고양이 밥이 놓여 있어요. 귀여운 고양이들이 4~5마리 정도 보이는데 다들 너무 귀엽습니다. 밤에 고양이 우는 소리도 들리곤 합니다. 밤귀가 예민하신 분들은 참고하세요!

 

입구 옆에 큰 욕조가 있다. 입구 옆쪽에 있어서 다 벗고 들어가면 누가 갑자기 찾아오거나 밖거리 사람들이 보는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은 불안했다. 그래도 천으로 된 발을 내리면 시야가 가려지기도 했고, 찾아오는 사람도 없을 뿐더라 밖거리 사람들이 밤에 이쪽으로 들어오는 일은 없었다. 우리는 대담하게 가운을 걸치고 가서 목욕을 즐겼다. 버블바스도 준비되어 있었고, 1일 1회만 가능하다. 그걸로도 충분하다!

소품들이 정말 예전 외양간 느낌을 연상케 한다. 소품들과 집 덕분에 시골집 또는 조선시대에서 목욕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야경

비 오는 밤에 나와 있으면 조명도 이쁘고 밤에 느껴지는 정취도 너무 좋다. 조용해서 파도소리가 집까지 들려온다. 서울과는 다른 밤풍경에 한동안 들어가지 않았다. 

 

정리 및 팁(Tip)

- 에어비앤비에서 찾았으나 따로 연락해서 예약하는 것이 수수료가 안 나가서 더 저렴하다

- 야외 욕조 이용은 온수시스템상 1일 1회만 가능

- 주변 맛집은 블로그에서 참고하면 좋다

- 방명록이 있어 읽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 음식은 포장에서 집에서 먹는 게 좋다

- 소파가 아래 펼치면 침대가 나온다 티브이 보다가 자도 됨

- 밖거리까지 예약하면 4명까지도 가능(가족단위 가능)

- 담벼락이 높아 시야차단 누구에게 방해받지 않아서 좋음

- 날씨가 좋으면 마당에서 더 즐길 수 있음

- 고양이 좋아하면 추르나 간식 챙겨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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