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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데로의 꿈같은 휴양지를 겪고 이제는 여행의 막바지로 조금 우울해져 있었다. 우리는 다시 하바나로 왔으며, 마지막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새벽에 떠나기로 되어 있다. 마지막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할까 많이 고민했었고, 이제는 익숙한 하바나를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 기념품으로 시가랑 술이랑 또 뭐 사가야 하지? 

일단 밥부터 먹자. 우리가 아직 가보지 못한 식당이 있어서 가보기로 했다. 

쿠바는 어딜 찍어도 쿠바같고, 사진도 참 멋지다. 하바나로 오는 아침에 비가 억수로 내리다가 이제는 또 날씨가 개어서 화창하다. 속도로 이동하여 식당 앞으로 도착.

우리가 가려던 식당은 가수가 노래를 하는 곳이고 가운데 중정도 있고 참 이쁜 곳이었는데 아쉽게도 우리가 들어가기 전에 이미 만석이 되어 꽤 오랜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10분 정도 기다려도 사람이 나올 기미가 안 보여서 맞은편에 있는 2층 식당으로 갔다. 똑같은 식당으로 2층이 원래는 본점이고 맞은편 1층이 신관인데, 분위기가 신관이 좋고 접근성이 좋아서 인지 사람들이 더 많이 들어가고 머무르는 듯하다. 원래 본점이 최고인데 신관이 더 인기가 많은 곳이다. 

이곳이 원래 우리가 가려고 했던 식당이다. La Imprenta라는 곳인데 내부 분위기도 좋고, 여가수의 퍼포먼스도 좋다. 다만 운이 안 좋으면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너무 배고팠기에 맞은편 2층 식당으로 이동했다. 2층도 분위기가 좋고, 유서 싶은 곳이기 때문에 추천한다. 이곳도 밴드가 음악을 기본적으로 하고 있고,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기엔 나쁘지 않다. 우리는 맞은편 식당을 보려고 일부러 테라스 자리에 앉았다. (나중에는 좀 더웠다)

우리는 시원하게 맥주를 시키고 문어요리와 치킨요리를 시켰는데 문어요리가 특히나 맛있었다. 우리가 쿠바에서 먹어본 요리중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로 뽑혔다. 문어가 야들야들하게 잘 익어서 녹아내리고 소스도 괜찮아서 순식간에 다 먹어버렸다. 쿠바에 간다면 링고스타(랍스터)도 좋지만 문어와 같은 해산물도 좋으니 꼭 드셔보길 바란다. 

아마도 식당이름이 partagas인가보다. 지금 식당이름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이곳은 워낙 유명한 곳이다 보니 검색하다 보면 뜰 것이다. 그리고 테라스에서 보다 보니 맞은편에 시가숍이라고 쓰여있어서 밥을 먹고 한번 가보기로 했다. 기념품으로 시가를 좀 사가야 하는데 어디서 사야 할지 몰랐다. 워낙 가짜도 많다고 해서 믿을만한 곳에서 진품으로 사고 싶었다.

맞은편 건물로 들어가보니 여기도 숙소(호텔)인데 시가숍도 같이 있나 보다. 물어보니 2층에 작게 있었다. 내부엔 이렇게 정원이 있었고, 밖에서 보기에는 시가숍이 잘 보이지 않았다. 자세히 보면 2층에 작은 입구가 있어서 들어가 보았다. 

이곳이 입구인데 안에는 창문도 없이 시가를 태우고 있어서 들어가자마자 자욱한 연기에 시가향을 훅 느낄 수 있었다. 쿠바 찐 아재들이 시가도 피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우리는 안중에도 없어서 자유롭게 구경을 하다가 가격도 물어보고 했는데 저번에 들렀던 하바나클럽과 가격은 크게 차이가 없어 보였다. 아무래도 다 정가로 파는 모양이었다. 

구경하다 보니 송승헌 형님이 잡지에.... 형이 왜 거기서 나와? ㅋㅋㅋㅋㅋ

쿠바에서 한국 연예인을 보니까 반갑기도 하고 왜 시가를 들고 있나 싶기도 하고 참 신기했습니다. 어쨌든 우리는 대충의 시세를 파악하고 나왔습니다.

시가는 종류도 많고 브랜드마다도 길이나 두께 담배의 질에 따라서도 가격이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시가를 처음 접하는 우리에게는 전혀 낯선 세계였기 때문에 쉽게 구매할 수가 없었습니다. "대체 뭐가 좋은 거야?!!ㅠㅠ"

시가 냄새를 실컷 맡아보고서는 나왔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봐두었던 시가 판매점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마지막 하루라고 생각하니 발걸음이 무거웠습니다.....

여기는 하바나 3대 커피맛집 중 하나 카페 엘 에스코리알입니다. 한번 가서 쿠바커피의 향을 느껴보세요. 애석하게도 저희가 간 날에는 무슨 공사를 하고 있어서 맛을 보진 못했습니다. 많은 곳에서 이곳을 추천하니 꼭 드셔보세요. 저희가 간 다른 카페도 너무나도 좋은 곳이니 꼭 다 가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강아지들도 다 왜 이렇게 귀엽냐고 ㅠ 고양이들도 그렇고...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더 눈에 밟히는 것 같습니다. 거리를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서 골목 그늘에 음식과 쉬는 모습도 너무 보기 좋습니다. 언젠가 다시 중남미를 오게 될 일이 있다면 꼭 쿠바를 다시 오고 싶습니다. 아직 못 가본 도시들도 너무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았는데 정말 너무 짧은 신혼여행입니다. ㅠㅠ

그리고 다이키리랑 다른 칵테일을 엄청나게 마신 결과 하바나클럽은 사가자고 했는데, 살 걸 그랬나 봐요. 가격이 괜찮았는데 너무 고민한 결과 문을 닫아서 못 사고 결국 공항에서 3년 산 하바나클럽 럼주를 3병 사 왔습니다. 집에서 그걸로 다이키리를 엄청나게 만들어 먹었습니다. 와이프가 다이키리에 진심이라 믹서기도 사고 빨래도 사고 잔도 싹 다 샀습니다. 덕분에 다시 쿠바로 간 느낌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저희가 갔던 야경으로 유명한 호텔 아래에 있는 상가입니다. 여기가 코히바 진품을 파는 곳이라 가보았습니다. 결국 여기서 구매를 하게 됐습니다. 가면 많이 물어볼 수도 있고 설명도 많이 해줍니다. 좀 전에 들른 곳은 아저씨들이 영어를 잘 못해서 소통이 좀 안 됐는데 여기는 여성분이 영어를 조금 하셔서 추천도 받고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 했어요.

브랜드 별로 여러 개를 샀습니다. 끝이 뾰족한 아이도 사보고 케이스에 있는 것들도 샀습니다. 시가 하나를 선물해주려고 하는데 달랑 저렇게 주면 안 될 것 같아서 케이스에 들어있는 녀석들로도 사보았습니다. 맛은 아주 독하지 않은 마일드한 것으로 많이 샀어요. 한국에서 시가맛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다. 그리고 시가는 실내에서 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필 수 있는 곳이 많이 없습니다. 그리고 다들 시가를 피면서 컥컥거리고 맛없어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면 사고 남들을 위해서 살 생각은 하지 마세요. 그렇게 좋은 선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냥 여행 초반에 사서 쿠바에서 많이 피시는 게 좋습니다. 물론 비싸긴 하지만 그래도 쿠바니까 가능한 거죠. 결국 205달러 정도 구매했네요. 가격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아직도 시가가 2개 남았습니다. 정말 기분이 좋거나 할 때 피려고 남겨두었습니다. 그런 순간이 빨리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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